안경을 처음 쓰게 된 것이 초등학교 6학년 무렵이니 벌써 수년을 함께하고 있는 상태이며 또 한편으로는 그 어떤 것들보다 더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물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시절 제가 처음으로 착용했던 안경은 알이 유리로 되어 있었고 착용한지 몇일이 지나지 않아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 그만 알이 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지금은 그런 장난으로 안경을 교체하는 일은 없지만 무엇보다 시력을 유지시켜주는 제게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물건이라 할 수 있어 1~2년에 한번씩은 안경점에서 시력을 측정하고 새 안경으로 교체를 해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각설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 저와 함께하고 있는 안경이라 할 지라도 가끔은 안경을 안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떤 때 그런 생각이 드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안경을 안쓸 수 있는 방법으로 라식이나 라섹 등의 방법이 있기는 하나 안경을 안쓴 모습이 이상하기도 하고 더불어 그런 방법이 개인적으로는 무섭기도 하여 꿋꿋이 안경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토록 추웠던 겨울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동장군의 위력이 대단한 이번 겨울, 정말 유난히도 많이 안경의 김 서림으로 인해 세상을 뿌옇게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영하권의 날씨 속에서 실외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설 때 어김없이 눈 앞에 펼쳐지는 뿌연 세상은 정말 한순간에 저를 답답함 속으로 몰아넣는 느낌을 갖게 만들기에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물론 김 서림 방지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냥 김이 서린 채로 가만히 있다가 안경이 실내온도와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김이 사라지게 될 때를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져서 또는 어떤 귀차니즘으로 인해 그런 방법을 사용 안 하고는 있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뿌연 세상이 점점 맑게 눈에 들어오는 모습을 즐기게 되었다고나 해야 할까요? ㅡㅡ?
하지만 김이 서린 뒤 서서히 없어질 때, 즉 안경알 일부분부터 김이 없어지면서 웬지 모르게 어벙한 모습으로 변신을 하는 저의 모습만은 솔직히 숨기고 싶은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 추운 실외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섰을 때 제일먼저 찾는 것이 난로나 온풍기로서 그곳을 향해 손보다는 얼굴부터 들이대곤 하니까요.
아무튼 추운 겨울 그로인해 발생되는 김 서림은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 안경을 던져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 안경을 닦는 수건을 주방세제를 이용하여 깨끗이 빨아서 마지막 헹굼 시 다시 주방세제를 적신다음 완전히 헹구지 않고 그대로 말려 안경을 닦는데 사용을 하면 김 서림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귀차니즘에 안한다는...
제 경우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는 경우 처음에는 앉은 자세로 시청을 하다가 어느새 점점 바닥과 몸이 밀착되면서 커다란 쿠션을 뒤에 받치고 눕게 되는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누웠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누운 자세도 곧 쿠션을 머리쪽으로 옮겨 옆으로 눕게 되는데 이런 자세가 되면 쿠션에 안경다리가 밀려 안경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위로 올라가거나 또는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100% 발생하게 된다는 것 입니다.
더불어 안경 다리가 눌리면서 그로 인해 안경테의 모양에 변형이 일어나게 되는데 지금이야 뿔테로 된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 안경테의 모양이 크게 변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사용하던(금속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의 경우에는 옆으로 누워서 본 대가가 좀 과할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이런 때 역시 안경을 벗고 싶어지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 경우 집에서 뭐든지 편하게(망가지던지 말던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쓸 수 있는) 하기 위해 착용하는 별도의 안경이 하나 더 있는데 저처럼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여분의 안경이 하나 정도는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개인적으로 안경 쓰기가 제일 싫어질 때를 꼽아보라 한다면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몇 일전 안경 코받침 근처에 뾰루지가 하나 생겼는데 이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으로 하필 왜 그 위치에 나는 것인지 말이죠. 정말 안경의 코받침이 그 부위를 스칠 때 또는 어쩔수 없이 그 위로 코받침이 놓여질 때 그 때의 그 아스트랄 한 짜릿함이란... 그렇다고 안경을 안 쓸 수도 없고 말이죠.
그나마 다행으로 지금은 정확히 코받침의 위치가 아니라 살짝 코받침에 걸치는 위쪽에 뾰류지가 났다는 것인데 그래도 아무튼 스칠 때마다 느껴지는 그 짜릿함은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기에도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겨울철 김 서림이 있다면 한 여름 무더운 날씨에서는 땀으로 인해 안경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곤 합니다.
특히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거리를 걷다가 신발끈이라도 풀어졌을 때 허리를 숙여 끈을 다시 매야 하는데 그런 경우 잘못하면 안경이 바닥에 툭 하고 떨어지는 불상사까지 일어나기도 하니 그런 때는 정말 난감하면서도 안경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싫어지기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안경다리 디자인이 이러한 경우에는 더더욱 잘 흘러내리는...
물론 안경이 미끄러지거나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보조장치(?) 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싫은지라 어쩔 수 없이 여름철에 셀 수 없이 많은 손동작으로 안경의 가운데 밀어 올려주는 행동을 하게 되지만 이제는 그것도 습관이 되서 그런지 그냥 자연스러워 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분명 귀찮은 행동임에 틀림없고 안경이 쓰기 싫어지는 이유중의 하나일 것 입니다.
군생활 시절 하루는 고참(안경을 쓴) 한 명이 세면을 하러 갔다 왔는지 목에 수건을 두르고 내무실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는데 뭔가 특이한 모습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은 바로 코 양 옆으로 뭔가에 쓸린 듯 벌겋게 줄이 가 있는 모습이였는데 알고 보니 세수를 할 때 안경을 벗어야 하는 것을 깜박하고 그냥 양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려 하다가 안경에 걸려 안경이 얼굴 쪽으로 눌리면서 밀려 올라가 코받침에 긁혀 그로인해 생긴 상처였던 것으로 설상가상 뿔테처럼 코받침이 부드럽게 라운딩 처리 되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금속 재질의 테로서 플라스틱 코받침이 따로 달려 있는 것이였는데 거기에 그대로 쓸렸으니 당시의 고통이 매우 심했을 것 입니다.
그런데 비록 뿔테를 쓰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일이 제게도 일어날 때가 있으니 이제는 안경이 마치 신체의 한 부분인 듯 인식이 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신이 없는 것인지 저도 가끔 그냥 양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려 하다가 안경을 대고 문지르는 경우가 있어 그런 때에는 안경이 미워지기도 하더라고요. ㅜㅜ
어찌됐든 이런 경우도 안경 착용이 꺼려지는 때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실리콘 재질의 코받침이 기본이지만 예전에는 대부분이 플라스틱 재질이였죠.)
방금 막 끊여 나온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냄비 속 라면을 크게 한 젓가락 들고는 그 위로 얼굴을 가져갈 때 라면은 입으로 들어가지만 그 뒤 깍두기나 김치를 먹으려 상 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희뿌연 세상(김 서림으로 인해...)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겪으로 쫄깃한 면발이 입으로 들어갈 때 튕기면서 국물이라도 안경에 튀게 될 때는 그 자체가 짜증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네? 안경을 벗고 먹으면 되지 않냐고요? 물론 그래도 되지만 안경을 벗고 먹으면 다른 것(TV를 시청하는 등)을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안경에 뭐가 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기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이기도 한데 예전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중에 마침 에어컨을 처음 가동한 날 이라 그랬는지 에어컨이 가동되자 마자 에어컨 쪽에서 검은 물이 튀어 떨어지면서 머리는 물론 안경에까지 튄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이기도...
이렇게 먹거리를 즐길 때도 가끔은 안경 때문에 불편하고 그것이 결국에는 '안경쓰기 싫다'라는 생각으로까지 전해지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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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지극히 개인적이라 할 수 있는 안경이 쓰기 꺼려지는 몇가지에 대해 나열해 보았는데 안경을 착용하고 계신분들 중에 공감하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도 그려러니 하고 착용해야 할 안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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